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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82년생 김지영

by Augustine™ 2019. 7.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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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생 김지영

조남주

생각없이 도서관에서 이 책을 빌려서 출퇴근 길에 읽었다.

분량이 길지 않아 금방 읽었는데, 읽으면서 불편한 면이 없잖아 있었다. 내가 남자라서가 아니라, 성의 대결로 몰아가는 소설의 전개가 마음에 안들었고, 일방적으로 피해를 당하는 것으로 묘사한 주인공 김지영의 모습도 조금은 현실과 괴리가 있기 때문이었다. 작가는 매체의 출처를 밝히면서, 성차별에 대한 사실 관계를 확고히 밝히고자 했다. 소설 속에 주석을 다는 작가도 없진 않지만 흔하진 않은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아래와 같은 주석이 수없이 나온다. 마치 소설이 아닌 페미니즘 보고서 처럼..

 

소설 중반에 주인공 김지영이 딸아이를 유모차에 태워 공원에서 1,500원짜리 커피를 마시는 모습이 나온다. 그 모습을 보며 공원에서 산책하는 남자 직장인들은 김지영을 남편 월급 축내는 맘충이로 폄하하는 모습이 나오는데, 이 모습이 현실적일까 싶다. 미친놈이거나 초딩이 아닌 이상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까? 

맘충이 사건 외에 이 소설은 주인공 김지영을 철저히 피해자로 만들기 위한 사건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김지영의 학교에는 바바리맨이 등장한다. 김지영의 학교 일진들이 바바리맨을 잡아서 경찰에 넘기는데, 이들은 학교에서 근신 처분을 받는다. 상식적으로 이런 학교가 있을까 싶다. 어쩌면 작가가 다닌 학교가 특별했는지도...

물론 주인공 김지영으로 하여금, 우리 사회가 반성해야 하는 모습도 있다. 

우리 할머니, 어머니도 그랬고, 여자라서 희생한 부분이 무척 많다. 우리 어머니도 김지영의 어머니 오미숙처럼 외삼촌들의 뒷바라지를 해야했고, 정작 자신의 꿈은 오롯이 다른 가족들을 위해 희생해야 했다. 

여자라서 육아를 전담해야 하는 것도 우리 사회가 반성해야 할 모습이다. 대부분의 여성들이 출산 후에 경력 단절녀가 된다. 자녀를 어느정도 키우고 사회에 나가려면, 자신이 쌓아 온 커리어와 상관없이 아이스크림 가게라든지.. 식당에서 허드렛 일을 할 수 밖에 없는 현실도 우리 사회가 건강하지 않다는 반증이다. 

주인공 김지영과 우리는 살아온 시대 배경이 비슷하다. 나의 아내도 김지영과 비슷한 시대에 태어났고, 나 역시 김지영의 남편과 비슷한 일을 하고 비슷한 시대의 비슷한 환경에서 성장했다. 어머니의 희생을 보며 성장했고, 자라면서 이 사회가 아직도 여성에 대해 부당한 차별이 많은 사회임을 느끼고 있다. 여자라서 무조건 안되는 것은 없고, 남자라서 꼭 되는 것도 없는데, 이 사회는 이상적인 모습과는 차이가 있다.

세계에서 몇 안되는 여성부가 있는 나라. 이런 나라가 정상적인 나라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또한 이 소설이 성 대결 구도로 베스트 셀러가 되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문제가 있는 사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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