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의사 박경철의 자기혁명
박경철
우리는 자신을 혁명하고 있는가? 혁명(革命)이란 단어는 "권력이나 조직 구조의 갑작스러운 변화를 의미"와 같은 위키의 정의대로 다소 거창한 변화, 혁신(Innovation)의 느낌을 준다. 그런 혁명이란 단어를 자기 자신에 덧붙이는 것은 특별할 것 없는 자신의 인생에 큰 변화를 꾀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물론 긍정적인 의미로...
우리는 자신의 변화를 주기 위해 결심을 하곤 한다. 비록 그 결심은 얼마 못 가더라도 자신의 발전을 위해 변화를 주려 한다. 독서라든지, 자격증 공부라든지, 뭔가 새로움과 업그레이드된 자신을 위해 무언가를 한다.
시골의사로 잘 알려진 작가 박경철의 "자기혁명"이라는 책은 방황하고 갈구하는 학생과 청년들을 위해 쓰여진 책이다. 하지만 책의 내용은 굳이 학생과 청년들을 대상으로 독자를 한정하지 않는다. 늦었지만 변화를 갈구하는 나와 같은 40대들, 새로운 일을 앞두고 있는 사람들에게 "자기혁명"은 어떤 인생의 나침반이 될 수 있다.
나를 찾아가는 시간
그가 지상에서 살고 있는 동안에는
네가 무슨 일을 하든 금하지 않겠노라.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하는 법이니라.
괴테의 <파우스트>에서 신이 말한 부분이다. 방황은 노력의 증거다. 인생에서 방황을 통해서 시행착오를 겪는다. 방황이 없으면 앞으로 나아가려는 의지가 없다고 할 수 있다.
나의 사유를 두텁게 하고 내공을 쌓기 위해서는 새로운 자극->도전->생각->축적된 사유->태도화->새로운 자극 으로 이어지는 순환고리 속에 있어야 한다.
교육에 대한 데카르트의 통찰
데카르트는 학문에 대한 네 가지 규칙을 선언했다.
1. 나 스스로 명확하게 '참'이라고 인정한 것 외에는 어떤 것도 '참'이라고 받아들이지 마라. - 계속 의문을 가져라.
2. 모든 문제를 큰 덩어리로만 바라보지 말고 가능한 한 작게 세분하라. -건너뛰지 말고 완전히 이해하라.
3. 가장 단순하고 이해하기 쉬운 대상에서 점차 단계를 밟아 복잡하고 난해한 문제에 접근하라. -토대가 중요하다.
4. 어떤 항목도 빠지지 않았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모든 항목을 열거하고, 그것에 대해 광범위하게 재검토하라. -완전할 때까지 복습하라.
나의 가치관
나의 가치관은 무엇인가?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없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이와 같은 질문을 던지면 열에 아홉은 대답을 못하리라. 아이들에게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설명하면서, 정작 가치관에 대해 알려주지 못한 부끄러움이 있다. 가치관이라는 단어에는 자신의 신념, 세계관, 인간관, 사회관, 역사관 등 여러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문자 그대로 '가치를 보는 기준'이라는 뜻의 가치관은 삶에서 무엇이 의미가 있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자면, 가치관이 없는 사람은 방향성을 상실한 채 길을 걷는 것과 같다. 가치지향적인 목표를 달성하자면, 내가 가는 모든 과정이 가치에 합당해야 한다. 단지 목표에 빨리 이르기 위해 우회하거나 편법을 동원하면 안 된다. 가치 부재는 사상누각과 같다.
이 글을 쓰면서, facebook에 "70대 할아버지가 힘들게 합격한 한의대를 포기한 이유"라는 글을 봤다. 70대 할아버지는 어린 학생들도 어려워하는 영어 수업을 실제 수능 시험에서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얻고, 한의대에 합격한다. 하지만 한의대에 등록하지 않는다. 할아버지의 대답은 "공부가 하고 싶었던 것이지, 열심히 공부해 한의대에 붙는 게 목표였지. 일흔이 넘은 내가 한의대에 가봤자 무엇하겠습니까. 내가 지금 여기서 학교에 등록하지 않으면 간절히 입학을 기다리는 대기 번호 1번 학생이 대신 들어갈 것 아닙니까." 였다. 솔직히 내 가치관을 아직도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이 할아버지처럼 인생을 가치 있게 살고 싶다. 누구나 인정하는 것처럼...
나를 감동시키는 자기혁명
성과의 차이가 대개 능력 차이 때문일 거라 생각하지만, 사실은 태도와 차이, 즉 집중력의 차이 때문에 성과가 차이가 난다. 태도는 영어로 애티튜드(attitude)라고 번역하지만 심리학 용어로써 애티튜드는 '태도'라는 우리말과는 살짝 뉘앙스가 다르다고 한다. 애티튜드는 라틴어 앱투스(aptus)에서 기원한 것으로 '준비', '적응'이라는 의미로 쓰이는 말이다. 즉 애티튜드는 삶의 운명을 결정지을 핵심적인 요소라 할 수 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계획표(시간표)를 만들라고 한다. 대개 6시 기상, 7시 식사, ... 9시 취침 등 전혀 지키지 못할 스케줄이다. 이처럼 목표만 있고 실천을 하지 않으면 무의미한 수다에 불과하다.
올바른 자세는 나쁜 습관을 버리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거창할수록 실패한다. 주변에 우리의 이성을 마비시키고 정신과 육체와 시간을 갉아먹는 것들이 없는지 찾아보고, 이러한 것들을 멀리해야 한다.
자신의 잠재력을 발견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준비는 호기심이다. 눈빛만 봐도 마음이 통하는 친구와는 영감을 얻을 수 없다. 나와 의견이 다르고 긴장감이 생기는 친구와 대화하고 토론해야 창조적 긴장을 유지할 수 있다. 이른바 새로운 환경, 새로운 사람들 속에 나를 꾸준히 자극해야 내가 반응하는 것이다. 그래야 나의 잠재력과 재능을 발견할 수 있다.
자기혁명을 위한 배움과 성장
책을 읽는 방법에는 간독, 속독, 발췌독, 정독, 숙독이 있다. 간독은 자세히 읽는 것보다 큰 줄기를 파악하며 읽는 것을 말한다. 속독은 말 그대로 빠르게 읽는 방법이다. 단어, 문장보다는 문단 위주의 읽는 방식이다. 퀀텀 독서법과 같은 독서법으로 나와는 맞지 않는 방법이다. 권장할 독서법은 아닌 듯하다. 발췌독은 필요한 부분만 읽는 것이며, 인문학 책이나 교양서를 읽을 때 자주 사용되며, 나의 경우에는 전공 서적의 필요한 부분만 볼 때 사용하는 독서법이다. 정독은 꼼꼼하게 읽는 방법이다. 숙독은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문장이 지시하는 바를 벗어나서 사유로 연결하는 독서방식이다.
저자가 생각하는 독서의 원칙은 다음과 같다.
좋은 책을 읽는 것보다 나쁜 책을 읽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
지금 읽기에 편안한 책은 오락에 불과하다. 항상 지금 읽기에 조금 버겁고 힘든 책을 고르는 것이 좋다.
저자의 논리에 매몰되지 말 것! 한 권의 책에 매료되면 가능한 한 그 반대 논리를 주장하는 책도 함께 읽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러지 않을 경우 '독서로 인한 편협성'에 빠지기 쉽다.
늘 새로운 것에 선의를 가질 것! 모르는 장르, 익숙하지 않은 분야의 책을 읽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완독, 다독보다 중요한 것은 독서 후의 사유다. 한 권의 책을 읽으면 그 책을 읽는데 투자한 시간 이상 책에 대한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쓰기도 같은 맥락이다. 먼저 좋은 글을 골라 수차례 반복해서 필사하고, 다음에는 그 글에서 아쉽게 느껴지는 점을 고쳐 써보고, 마지막으로 같은 주제로 내가 다시 써서 내 글이 원본보다 낫다고 여겨질 때까지 같은 과정을 반복한다.
물은 99도가 될 때까지 끓지 않는다. 100도가 되기를 기다리는 인내와 여유가 필요하다. 내가 노력하고 있다면 기다림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여유가 필요하다. 나의 무의식을 잘 통제하고 의식을 명료하게 하여 단점들을 버리고 잘할 수 있는 것을 발견해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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