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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서평]아버지 정약용의 인생강의

by Augustine™ 2020. 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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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정약용의 인생강의

오세진 편역

 조선 후기 최고의 실학자이자 지식인인 다산 정약용은 반대 당파의 공격으로 죄인의 굴레를 쓰고 전라남도 강진으로 귀양 생활을 하게 된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유배생활로 몸과 마음이 피폐해질 수 있지만, 자식들에 대한 교육을 포기할 수 없었다. 폐족이 된 집안을 바로 일으켜 세우기 위해서는 자식들에 대한 교육밖에 없었을 것이다. 당대 최고의 지식인이자 실학자인 다산의 저서는 수준 높은 저서로, 오늘날까지 많은 이들에게 읽히고 있다. 하물며 자식들에게 보낸 편지조차도 우리가 배울 점이 많다. 이 책은 다산 정약용이 유배지에서 자식들에게 보내는 편지와 그에 대한 해석을 담은 책이다. 일종의 잠언(箴言)집이다. 

집안을 일으킬 수 있는 방법은 공부뿐이다.

  다산 정약용이 아버지로서 자식들에게 가르쳐주려고 했던 교훈은 무엇이었을까? 이 책에 나오는 다산의 첫 번째 가르침은 집안을 일으킬 수 있는 방법은 공부뿐이라는 것이다.  다산은 반대 당파로부터 공격을 받아 억울하게 유배생활을 하였고, 경제적으로도 궁핍하게 되었고 과거도 볼 수 없었다. 말 그대로 망한 집안, 폐족이 되었다. 가문이 몰락할 수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였던 셈이었다. 폐족을 일으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공부뿐이라고 다산은 강조한다. 

 배우는 일에 모든 힘을 다하여 우리 집안의 글 짓는 전통이 너희 세대에 더욱 창대해지도록 노력해라. 대대로 이어지는 벼슬도 이런 맑고 귀한 전통과는 바꿀 수 없는 것이다.

폐족이 된 다산의 가족은 자존감을 잃고 살아갈 수밖에 없었다. 그런 자식들에게 미안함도 있었겠지만, 이 풍파를 헤쳐나가기 위한 해법은 공부라고 강조했다. 글 짓는 집안의 전통을 자식들이 이어받아 주면 더 바랄 것이 없었을 것이다. 다산은 유배지 강진에 머무는 동안 약 500여 권에 달하는 책을 저술했는데, 이 방대한 저작물들이 그 위상을 드러내기 위해서는 다산의 자식들이 충실하게 책으로 잘 엮어 주고 잘 편집하여 후대에 그 진면목이 제대로 전해지기를 원했던 것이다. 

 

자식들에게 경제생활을 이야기하다

 다산의 자식들에 대한 가르침은 공부로 끝이 나지 않는다. 자식들이 경제적으로 궁핍함이 없이 지혜롭게 살아가기를 원했던 점을 다산의 편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항상 주인의식을 가지고 일해야 하며, 부정한 방법으로 재산을 축적하지 말 것, 돈을 벌고 쓰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근()과 검()이라며 경제에 대한 교육도 강조하였다.

재화를 비밀스럽게 저장해두는 방법 중 가장 좋은 것은 남에게 베푸는 것이다. 그러면 도둑에게 빼앗길 염려도 없고, 화재로 인해 소실될 걱정도 없으며, 소나 말이 운반하는 고생을 치를 것도 없다.

 

내가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다산의 편지 내용이다. 다산은 재물을 축적하는 지혜도 가르쳤지만, 재물을 지혜롭게 사용하는 방법도 위와 같이 자식들에게 가르쳤다.

 

남에게 도움을 주지 않았다면 바라지도 마라

 도량의 핵심은 '헤아려 동정하는 마음이다. 이런 마음을 가진 사람은 좀도둑이나 반역자도 참고 보듬을 수 있다. 하물며 그보다 작은 죄를 지은 사람은 얼마나 관대하게 품을 수 있겠느냐?

 

논어에 제자 자공이 '종신토록 행할 만한 한마디 말이 있습니까?'라는 물음에 공자는 '그것은 서()일 것이다. 이는 자기가 당하고 싶지 않은 언행을 다른 사람에게 가하지 않는 것이다'라고 대답했다. 자기가 하기 싫은 말과 행동이라면 다른 사람에게도 하지 않아야 한다. 한 마디로 말해서 참된 마음으로 다른 사람의 마음을 헤아려서 배려하는 정신을 가리킨다. 

 

제사상을 차리기보다 나의 책을 읽어다오

'제사상을 차리기보다 나의 책을 읽어다오'라는 편지글을 통해 다산이 혼신의 힘을 다해 저술한 책이 세상에 알려지지 못할까 걱정하는 마음을 엿볼 수 있다. 자식들에게 제사상을 받는 것보다 자신의 책을 읽고 다산의 피와 땀이 서려 있는 책이 세상에 빛을 보기를 원했으리라.

<주역사전>은 내가 하늘의 도움을 얻어 지은 책이다. 절대로 사람의 힘으로 했거나 지혜나 사고로 성취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마음을 차분하게 내려서 집중하여 이 책을 읽어서 그 오묘한 이치를 터득해낼 수 있다면 나의 자손이나 벗으로 여길 것이고, 천 년에 한 번 있을 만남으로 여겨 몇 배 이상으로 애지중지할 것이다.

 

 당대 최고의 높은 수준의 학자이면서, 또 몰락한 집안의 가장인 다산은 죄책감으로 유배지 생활을 보냈다. 지금이야 이메일이나 전화를 통해 가족과 친구들에게 쉽게 소식을 주고받을 수 있지만, 다산이 살았던 시대에는 편지를 보내는 데만 해도 수십일이 걸렸을 것이다. 또한 유배지의 환경 또한 글을 쓰기 위한 수월한 환경도 아니었으며, 자신의 몸 하나 간수하기가 쉽지 않았었다. 그러한 악조건에서도 자식들에 대한 가르침과 저술을 포기할 수 없었던 이유는 가족을 직접 챙겨야 하는 책임감이었으리라. 이렇게 쓴 다산의 편지는 오늘날을 사는 우리에게 훌륭한 교훈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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